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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스페이스엑스, 이번엔 민간 우주유영 시대 연다

date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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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4분기…‘폴라리스 던’ 프로그램 발표

첫 저궤도 우주여행했던 기업가, 4명 팀 꾸려

500km 상공서 우주유영…5일간 궤도 여행

고도 1000km 이상 우주비행 시도할 가능성

 

 

폴라리스 프로그램에서 우주유영을 하는 민간인 우주비행사 상상도. 폴라리스 프로그램 제공

 

 

2020년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을 개발한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이번엔 최초의 민간인 우주유영에 도전한다. 

 

스페이스엑스는 14일(현지시각) 좀 더 과감한 유인 우주여행 프로그램 폴라리스(Polaris, 북극성이란 뜻)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폴라리스는 새로운 우주 기술을 선보이고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하며, 차세대 민간 우주선 스타십의 첫 유인 비행을 시도하는 3개의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첫번째 프로그램인 폴라리스 던(Polaris Dawn)은 팰컨9 로켓과 우주선 드래건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해, 지난해 저궤도 여행 때 날았던 575km보다 훨씬 더 높은 고도까지 유인비행을 한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2중 도넛 모양의 밴엘런 복사대(Van Allen radiation belt)의 하단 끝자락이 이번 여행의 목표 지점이다. 밴앨런 복사대는 지구 자기장에 의해 하전 입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고도 640~6만km의 고에너지 공간으로 안쪽(1000~6000km)과 바깥쪽(1만3000~60000km) 두 개의 벨트로 이뤄져 있다. 

 

 

밴앨런 복사대는 외대와 내대 두개의 대역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기상학회/네이버

 

 

 

스페이스엑스, 강력한 우주유영복 제작 공급

 

이번 여행을 기획한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가 재러드 아이잭먼(Jared Isaacman)은 기자간담회에서 “1966년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제미니 11호의 기록(고도 1375km)을 이정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보다 3배나 더 높은 곳이다. 제미니 11호는 아폴로 달 착륙을 빼고는 인간이 가장 멀리 날아간 기록을 갖고 있다. 아이잭먼은 그러나 비행 목표 고도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대신 “우리는 인간이 마지막으로 달에 발을 디딘 이후 가장 멀리 우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잭먼의 말을 근거로 추정하면 폴라리스는 고도 1000km 이상 비행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폴라리스 던’ 우주여행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가 이번 여행을 기획한 재러드 아이잭먼이다. 폴라리스 프로그램 제공 

 

이르면 올해 4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우주여행에선 5일간의 궤도 비행 중 고도 500km 궤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 우주유영을 시도할 계획이다.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것은 우주 비행사가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활동 중 하나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이 이를 시도한 적은 없었다. 스페이스엑스 수석 운영 엔지니어인 사라 길리스는 ‘워싱턴포스트’에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오랜 우주유영을 통해 얻은 지식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는 민간 우주유영을 위해 기존의 선내 우주복(IVA)을 개선한 선외 우주복(EVA)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선외 우주복에는 훨씬 더 강력한 보호 기능이 있어야 한다. 나사는 “선외 우주복은 우주 방사선과 먼지, 파편, 극한의 기온으로부터 우주비행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이 2008년 이후 개발해온 우주복들. 맨 오른쪽이 현재 개발중인 우주복이다. 나사 감사보고서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나사의 우주복 개발 관련 감사보고서가 나오자, 차세대 우주복을 자신들이 제작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나사 감사보고서는 “나사가 2007년부터 우주복 개발에 4억2천만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추가로 6억2500만달러를 더 지출할 계획이나 늦을 경우 2025년 4월까지도 준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사 우주비행사들은 40여년 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한 우주복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나사의 우주복은 27개사가 공급하는 부품들로 만든다.

 

우주 방사선 영향·우주통신도 연구 

 

이번 우주여행에선 또 장기간 우주비행 중 일어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관한 연구와 저궤도 인터넷 위성 서비스 스타링크의 우주 레이저통신 기능도 시험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스타링크의 레이저통신 시험은 향후 달과 화성 탐사에 필요한 우주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소중한 데이터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의학 연구 실험으로는 감압병과 관련한 정맥 모니터링, 인체에 대한 우주 방사선 영향, 무중력 상태가 사람의 시력에 미치는 영향 등이 예정돼 있다. 

 

 

2021년 9월 첫 민간 저궤도 우주여행에 나선 인스피레이션4 팀원들이 출발에 앞서 실내 우주복을 입고 연습을 하고 있다. 인스피레이션4

 

 

누가, 몇명이 우주유영할지는 미정 

 

이 여행은 지난해 9월 사상 첫 저궤도 민간 우주여행팀 인스피레이션4를 꾸렸던 아이잭먼이 다시 한 번 여행팀을 꾸리고 자금도 댄다. 당시 인스피레이션4팀은 고도 575km 상공에서 3일간 저궤도 여행을 했다. 비용은 2억달러를 밑돌았다고 아이잭먼은 말한 바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아이잭먼은 사령관 역할을 하며, 그의 회사 동료 1명과 스페이스엑스 엔지니어 2명이 동행한다. 여행이 성사되면 엔지니어 2명은 스페이스엑스 직원으로선 처음으로 우주여행을 하게 된다. 이들 가운데 누가 또는 몇명이 우주유영을 시도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여행도 인스피레이션4처럼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의 기부금 모금 행사를 병행한다. 

 

이어 진행할 두번째 프로그램은 ‘폴라리스 던’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페이스엑스의 유인 우주선 드래건을 타고 우주통신과 과학 연구를 위한 유인 비행을 하는 것이다. 

 

 

스페이스엑스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우주비행 상상도. 스페이스엑스 제공

 


스타십 첫 유인비행 주인공도 민간인으로

 

마지막 세번째 프로그램은 스페이스엑스가 향후 달과 화성 여행을 목표로 개발 중인 스타십의 첫 유인 우주비행이다. 스타십은 로켓을 겸한 우주선 스타십과 초대형 로켓 슈퍼헤비가 결합한 것으로, 둘 다 재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이 스타십에 먼저 탑승할 경우, 이는 우주비행의 사건으로 기록할 만하다. 그동안 새로운 로켓이나 우주선의 최초 유인 비행은 고도의 전문 훈련을 받은 우주비행사들이 맡아왔다. 아이잭먼은 ‘워싱턴포스트’에 “민간인이 스타십을 먼저 타게 된다는 건 우주탐사가 근본적인 변화의 과정에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십의 민간인 유인 비행을 위해선 나사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먼저 통과해야 한다. 게다가 스타십은 지금까지 고고도 시험비행에 한 차례 성공했을 뿐이어서 세번째 프로그램이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