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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로봇에게 촉감 입힐 인공신경 탄생

date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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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게 촉감 입힐 인공신경 탄생

유기 전자장치로 생물학적 기계자극 감지 신경 모방

 

서울대와 미국 스탠포드대 협동연구진은 바퀴벌레 다리에서 반사 반응을 일으키고 점자 알파벳에서 문자를 식별해 낼 수 있는 인공 감각 신경시스템을 개발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5월 31일자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의수나 의족에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인공피부를 만들어 팔다리가 절단된 사람들에게 감각을 회복시켜 주고, 향후 로봇에 반사기능을 부여하기 위한 첫 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논문 시니어저자 중 한 사람인 스탠포드대 화학공학과 체난 바오(Zhenan Bao) 교수는 “우리는 인체에 주어진 피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피부는 복잡한 감각과 신호 및 의사결정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인공 감각 신경시스템은 모든 종류의 응용물에 적용할 수 있는 피부 같은 감각 신경망을 만들어내기 위한 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인공신경의 구성 요소

이 분야의 이정표가 될 만한 이 연구는 바오 교수가 그동안 인공 피부를 개발하기 위해 쏟아온 노력의 한 부분이다. 바오 교수는 피부가 어떻게 신축성 있게 펴지고 상처난 곳을 수선하며, 특히 스마트 감각 네트워크처럼 움직이는지를 모방하고자 했다. 스마트 감각망은 두뇌에 쾌적한 감각을 전달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근육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도록 언제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지도 알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사이언스’지 논문은 연구팀이 의수나 의족 같은 데에 쓰이는 신경-보철(neuro-prosthetic) 장치나 소프트 로봇의 피부 같은 피복재에 장착될 수 있는 인공 감각 신경회로를 어떻게 구축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이 기초적인 인공 신경회로는 이전에 소개된 세 가지의 구성요소를 통합했다.

첫 번째는 미세한 힘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터치 센서다. 이 센서는 두 번째 구성요소인 유연한 전자 뉴런을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이번에 소개된 터치 센서와 전자 뉴런은 이전에 바오 교수랩에서 보고한 개발품의 개선된 버전이다.

이 두가지 구성요소로부터 나온 감각신호는 세 번째 구성요소인, 인체 시냅스를 모델로 한 인공 시냅스 트랜지스터를 자극하게 된다. 이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바오 교수와 함께 공동작업을 한 서울대공대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가 개발했다.

 

유기 소자로 인공 시냅스 트랜지스터 개발

논문의 공동 시니어저자인 이교수는 “생물학적 시냅스는 신호를 중계할 수 있고, 정보를 저장해 간단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하고,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인공 신경회로에서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생체 신경의 기능이나 신호처리 방식을 직접적으로 모사할 수 있는 유기 소자를 이용하면 생체 신경 모사 시스템의 설계를 간단하게 하거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이교수의 설명. 유기 소자는 또 화학적으로 특성을 조절하기가 쉽고, 인쇄 공정과 호환이 가능해 큰 시스템도 저가에 만들 수 있으며, 유연성이 커 생물체처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무릎 반사를 활용해 첨단 인공신경이 향후에 어떻게 팔다리 보철장치나 로봇에 감각과 반사 기능을 부여하는 인공피부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한 사례로서 보여주었다.

인체의 무릎을 갑자기 망치로 톡 두드리면 무릎 근육이 늘어나게 되고 근육에 있는 센서가 뉴런을 통해 충격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뉴런은 관련 시냅스에 다시 일련의 신호를 전달한다. 시냅스망은 갑작스런 근육 이완의 패턴을 인식해 동시에 두 가지 신호를 내보내는데, 하나는 무릎 근육을 반사적으로 수축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뇌에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신호를 등록하기 위한 것이다.

 

바퀴벌레 다리, 압력신호에 따라 작동

 

이번의 성과를 실제 응용할 수 있는 복합적인 수준에 도달토록 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 논문에서 전자 뉴런이 시냅스 트랜지스터에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를 서술하고 있다. 이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마치 생물학적 시냅스처럼, 저전력 신호 강도와 주파수를 가진 감각 입력신호를 인식하고 그에 반응하는 것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연구팀은 시스템이 반사를 생성하고 접촉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해봤다.

한 테스트에서 바퀴벌레 다리에 인공신경을 연결하고 터치 센서에 약간의 압력을 가했다. 전자 뉴런이 센서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시냅스 트랜지스터로 중개되면서, 터치 센서의 압력이 증가하거나 감소함에 따라 바퀴벌레 다리는 강하게 혹은 약간 약하게 잡아당겨졌다.

연구팀은 또한 인공신경이 다양한 터치 감각을 감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 실험에서 인공신경은 점자 문자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다른 실험에서는 센서 위에 있는 실린더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 운동 방향을 정확하게 감지했다.

 

신경 있는 로봇, 신경보철장치 개발에 새 이정표”

이번 연구에서 바오 교수 연구실 대학원생인 김영인 연구원과 알렉스 초르토스(Alex Chortos), 웬타오 쑤(Wentao Xu) 연구원이 각 구성요소들을 기능성 인공 감각신경 시스템으로 통합시키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연구팀은 인공신경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손발 보철장치용 인공피부 피복재를 만들려면 열이나 다른 감각들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와, 이를 유연 회로에 내장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이 모두를 뇌와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향후 생물체와 같이 행동하는 로봇을 개발하거나 생물체와 호환성이 높은 생체 모사 장치 및 신경 보철 등을 개발하는 것과 같은 생체 모사 및 인체 신경계를 모방한 반도체 장치인 뉴로모픽 전자소자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람 같이 행동하는 로봇, 신경 일부분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신경 보철장치 개발 등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연구팀은 앞으로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저전력의 인공 감각망을 개발해 볼 계획이다. 이 감각망이 실용화되면 로봇에게 인간 피부에서 파생되는 것과 같은 감각 피드백을 제공해 로봇을 훨씬 기민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