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띄기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통합검색

국내

융합소식

국내

[기술] 레이저 기술로 ‘짝퉁’ 잡는다

date2017-02-24

view720

레이저 기술로 짝퉁잡는다

 

진품에 초미세 무늬 형성

    

 

중국산 가짜 유명 브랜드 제품인 이른바 짝퉁시계를 15천억 원어치나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부 제품은 전문가조차 구별이 어려워 버젓이 백화점에서 정품처럼 팔리기도 했습니다

 

짝퉁 제품의 불법 유통 관련 뉴스가 보도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짝퉁 제품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품질의 수준 때문이다. 과거의 조악한 품질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변조 기술 수준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이제는 전문가들조차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멀지 않아 이 같은 뉴스는 TV나 신문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은 국내 연구진이 레이저를 통해 위·변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위조 방지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레이저를 이용하여 제품에 무늬를 만드는 것

 

기존의 위조 방지 기술은 제품에 일련번호를 새기거나, 스티커 형태의 금속 박막에 홀로그램 무늬를 인쇄하여 제품 표면에 부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 중 홀로그램 방식의 경우는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바뀌며, 정밀금형으로 무늬를 제작해야하기 때문에 프린터로는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앞 다투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홀로그램 방식도 문제가 있다. 우선 다른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번 정밀 금형패턴을 새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또한 스티커방식으로 제작되어 제품에 부착되기 때문에 훼손가능성이 높고, 위조품에 옮겨 붙이면 진품처럼 오인될 수도 있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서는 기존 방법 외에 ‘QR 코드를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이 추가되었지만, QR 코드를 복제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기 때문에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위조 방지 기술은 하이피크파워레이저(High Peak Power Laser)’를 이용하여 위·변조가 불가능한 10크기의 고유한 무늬를 만드는 것이다. 하이피크파워레이저란 레이저빔이 펄스 형태로 나오는 레이저로서, 재료 표면을 직접 가공 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레이저를 말한다.

 

하이피크파워레이저 적용 기술의 핵심은 금속표면에 A4 용지 1/10 수준인 10크기의 마이크로 홈(micro groove)0.1초 동안 100개 이상 가공하는 것이다. 기존의 레이저빔은 회절(回折)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미세한 무늬를 가공하기 어려웠지만, 연구진은 레이저의 간섭효과를 이용한 독창적인 광학설계를 통해 이를 성공시켰다.

 

또한 고유의 무늬가 일련번호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존의 홀로그램 스티커와 일련번호를 하나로 통합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위·변조 방지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위조 여부를 식별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것이 기계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연구진은 고객에게 진품 여부를 그 자리에서 판단해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100만 원 이하의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검출기도 개발했다. 검출기를 이용하면 시리얼 넘버와 같은 제품 고유의 회전 각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위·변조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현재는 금속 재료에만 레이저 적용 가능

 

초미세 레이저 무늬 가공기술을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의 노지환 박사는 하이피크파워레이저를 활용하면 위·변조 방지용 무늬를 제품 표면에 직접 제작할 수 있다라고 밝히며 홀로그램 스티커를 떼거나 붙이는 등의 위·변조 가능성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노 박사는 기존의 위·변조 방지기술은 금형제작 기술의 보급 등 다양한 기술들의 발전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반면에 우리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위·변조된 제품들의 유통 위험을 줄이고 건강한 시장질서 유지에 기여할 수 있는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노지환 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방이나 수표 등에도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가죽이나 종이에도 레이저 가공이 가능하다는 의미인지?

 

아니다. 아직 가죽이나 천, 또는 종이 등에는 활용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레이저로 가공한 무늬는 표면이 매끄러워야 검출기가 식별할 수 있는데, 금속이 아닌 다른 재료들은 표면이 제각각이어서 식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 재료가 금속처럼 표면이 매끄러워진다면 레이저 가공이 충분히 가능하다. 자료에 가방이나 수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가방 안에 달려 있는 작은 금속조각이나 수표에 붙여진 알루미늄 재질의 스티커 등에 레이저로 초미세 무늬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 ·변조 가능성을 원천봉쇄했다고는 하지만 만약 연구원의 기술을 누군가 훔친다면 충분히 위·변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그렇다. 다만 원천 봉쇄한다는 표현에는 막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 같은 레이저 가공장치를 만드는데 있어 소스 시스템 부분만 2억 원이 넘고, 금형비와 가공비만 하더라도 수억 원이 소요된다. 3~4억 원이 들어가는 R&D 비용까지 포함한다면 아무리 낮게 잡아도 10억 원 이상의 초기 투자비용이 투입된다. 이 정도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이른바 짝퉁 제품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보기에 원천봉쇄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 이와 유사한 해외 사례와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간략히 언급해 달라

 

레이저로 가공한 무늬를 통해 위·변조를 막는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초다. 앞으로 구찌나 샤넬 같은 세계적 명품에 초미세 무늬가 가공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술이전과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