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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우주인의 피·땀·눈물로 화성 콘크리트 만든다

date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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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땀 눈물(Blood, sweat and tears)’.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제목이 과학 논문의 제목에 그대로 등장했다. BTS가 지구에서 피와 땀, 눈물로 청춘의 갈등과 성장을 노래했다면 논문 속 피와 땀, 눈물은 화성을 개척하는 우주인에게 콘크리트 벽돌을 제공했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나이젤 스크러턴 교수 연구진은 “우주인의 혈액과 소변, 땀과 눈물 성분과 화성의 토양으로 ‘우주 콘크리트(AstroCrete)’를 만들었다”고 지난 1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 투데이 바이오’에 실렸다.

 

 

 

 

연구진은 혈액에서 알부민 단백질을 추출했다. 알부민은 세포의 기본 물질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하나로 혈관에 체액이 머물게 하여 혈관과 조직 사이의 삼투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알부민을 화성 토양을 모방한 흙과 섞고 건조시켰더니 강도가 최대 25메가파스칼인 건축 재료가 만들어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지구의 콘크리트에 맞먹는 강도이다. 콘크리트 강도는 20~32메가파스칼 정도이다.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 사람 피까지 이용한 것은 화성 기지를 건설할 자재를 지구에서 가져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토양으로 기지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우주탐사가 가능하다고 본다. 맨체스터대 연구진은 화성 토양을 단단히 결합시킬 소재를 우주인의 혈액에서 찾은 것이다.

 

우주 콘크리트는 혈액에서 뽑은 알부민에 소변과 땀, 눈물에 포함된 요소(尿素) 성분까지 더하면 압축 강도가 40메가파스칼까지 증가했다. 이는 지구의 콘크리트를 능가하는 수치이다. 요소만으로는 그 정도 강도를 만들지 못했다. 연구진은 알부민, 요소와 인조 화성 토양을 섞고 3D(입체) 프린터로 층층이 뿌려 안정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우주 콘크리트로 화성 기지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우주인 6명이 2년간 화성에 머물면서 정기적인 헌혈을 통해 혈액 성분으로 우주 콘크리트 500킬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물론 기지를 짓자고 우주인의 건강까지 해칠 수는 없다. 연구진은 혈액에서 알부민 성분만 뽑아내고 나머지는 다시 몸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건강한 성인이 매주 1.2리터씩 두 번 혈장(혈액 액체성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혈장 1리터에는 알부민이 50그램 정도 들어있다.

 

일부에서는 체액 성분을 콘크리트 결합제로 쓰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의 하비에르 고메즈 페르난데즈 교수는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에서 “우주 콘크리트는 우주인이 대량의 혈액을 계속 보충해야 가능하다”며 “혈액은 부산물이 아니라 생명의 주요 성분”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도 중력이 지구의 38%에 불과한 화성에서 지속적인 헌혈이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